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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출불가 통보 뒤에 온 "힘드시죠" 전화···합법 탈 쓴 불법대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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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13 10: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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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직히 이건 경찰도 잘 모르는 수법이에요. 여기 올라온 광고, 거의 다 거짓말이란 말이에요. 몰라서 못 잡는 거지 알면 다 잡아요.”


지난 7일 경기도 모처에서 만난 전직 불법사채업자 A(40)씨 말이다. 경기도 일대에서 20년 가까이 불법 사채업을 하다가 마음을 잡고 최근 조그만 자영업체를 시작했다는 그는 “불법사채가 점점 더 지능적으로 변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가 불법 사채업에 처음 진입했을 때만 해도 사채업자들은 생활정보지에 광고를 냈다. 그땐 누구나 광고를 내 대출 고객을 모집할 수 있었다. 그런데 최근 10년 사이 광고 시장의 무게중심이 ‘대출○○’ 같은 인터넷 대출 중개 사이트로 옮겨갔다. 이런 사이트는 정식 등록 대부업체만 가입할 수 있다. 그래서 불법 사채업들은 정식으로 지방자치단체(시·도)에 대부업 등록을 해 등록증을 받아냈다. 이들은 그렇게 받아낸 등록증을 활용해 인터넷 대출 중개 사이트에서 정식 대부업자인 양 대출 광고를 내 고객들을 유인한다.

A씨는 인터뷰를 통해 온라인화, 지능화한 불법 사금융의 수법을 상세히 설명했다.
 


Q : 요즘 불법 사채업자는 어디 가 있나.

A : “대출나라, 대출세상 같은 인터넷 대출 중개 사이트에 가 있다. 이런 사이트들은 정식 대부업 등록업체만 회원으로 받는다고 돼있다. 불법 사채업자들이 정식 대부업 등록을 내서 이 사이트에 가입하기 때문에 실제로도 그런 셈이다. 이들이 정식 대부업 등록을 하는 이유는 단 하나다. 인터넷 대출 중개 사이트에 광고를 올리기 위해서. 광고를 올리려면 회원 가입을 해야 하고, 그러려면 대부업 등록이 필요해서다. 실제 영업은 불법 사채로 한다.” 

 

Q : 정식 대부업 등록증을 걸고 어떻게 불법 사채 영업을 하나.

A : “‘원 쿠션’만 넣으면 아무도 모르게 할 수 있다. 먼저 고객이 이 대출 중개 사이트 광고에 올라온 ‘정식 대부업체’ 전화번호로 전화한다. 회사 직원은 전화를 받는 순간 고객 연락처를 확보한다. 이어 대출에 필요한 사항이라면서 이름·직업·소득·거주지를 전부 물어본다. 급전이 필요한 고객이 급한 마음에 이걸 다 말해주면 ‘대출 심사를 해보고 전화 드리겠다’며 전화를 끊는다. 몇 분 뒤 고객에 다시 전화를 걸어 ‘심사 결과 대출이 불가능하다’고 통보한다. 거기서 고객과 정식 대부업체의 거래는 끝난다. 그러고 나서 한 30분 지난 다음에 같은 회사 직원이 다른 대포폰을 통해 이 고객에게 전화를 건다. ‘대출 필요하시죠’ 하면서. 이렇게 해서 새로 얘기가 진행되면 고객은 앞에 통화한 정식 대부업체에 대해선 완전히 잊어버린다. 사실은 똑같은 업체랑 연락하고 있으면서도 그걸 전혀 생각 못 하는 거다. 이 대출 중개 사이트에 광고를 내건 업체 상당수가 이렇게 영업을 한다고 보면 된다.”


Q : 굳이 번호를 바꿔가며 전화를 두 번씩 하는 이유가 뭔가.
A : “재수가 없어서 나중에 불법 사금융으로 적발이 된다고 해도 광고 수단인 대부업 등록증은 지킬 수 있지 않나. 보통 이런 업체는 직원을 두세 명에서 많게는 여덟 명까지 둔다. 직원 한 사람이 없어도 불법 사채 영업을 할 순 있는데, 등록증이 없어 광고를 못 하게 되면 영업이 뚝 끊긴다.”

 

Q : 고객에겐 어떤 조건으로 대출을 해주나?

A : “대출 중개 사이트에선 불특정 다수 상대로 광고하기 때문에 상대방이 누군지 아예 모르는 상태다. 광고에는 500만~1000만원까지 한 번에 대출해줄 것처럼 하기도 하고, 무방문으로 대출해준다고도 쓰는데 그건 100% 거짓말이다. 불법 사채업자들은 처음 만난 사람에게 대부분 ‘30/50’ 대출을 해준다. 일주일 뒤 50만원을 상환받는 조건으로 30만원만 빌려주는 거다(주당 이자율 66.7%, 연 이자 환산 시 3476.2%). 일주일 뒤 고객이 돈을 잘 갚으면 50/80이나 70/100 식으로 대출 규모를 키워줄 수는 있다. 이렇게 소액을 일주일 단위로 고리에 빌려주는 걸 소액대출이라고 부른다. 이런 조건으로 누가 돈을 빌리느냐고 하겠지만 급한 사람들은 다 빌린다.”


Q : 현금으로 주고받나.
A : “당연하다. 대신 절대 내(업자) 계좌로 주고받지는 않는다. 돈을 빌리려는 사람에게 통장 하나 비우고 그 통장 체크카드를 가져오라고 한다. 그 사람 명의 계좌로 거래한다. 그 사람이 자기 계좌에 돈을 입금하면 내가 그 계좌 체크카드로 돈을 인출하는 식이다. 가끔 자기 체크카드를 절대 못 준다고 하는 사람도 있다. 그 사람 신분이나 직업에 명확지 않으면 우리도 거래 안 한다.”


Q : 광고에 ‘월변’이라는 말이 많던데 그건 뭔가

A : “사채에도 품격이 있다. 앞에서 말한 소액대출의 특징은 액수가 10만원대로 작고 대출 기간이 일주일로 짧다는 거다. 수준 낮은 악질 사채다. ‘월변’은 액수가 100만원대로 높고 대출기간이 한 달인 걸 말한다. 한 달 뒤에 변제한다고 해 월변이다. 대출기간도 길고 액수가 커서 이건 보통 신용 관계가 있는 사람들에게나 해주는 대출이다. 유명한 불법사채인 ‘일수 역시 고급 대출이다. 일수는 70일 단위나 90일 단위로 많이 취급한다. 예를 들어 어떤 사람이 일수로 90일짜리 70/100을 빌린다고 쳐보자. 그 사람은 업자에게 70만원을 일시금으로 받아가고 다음날부터 90일 동안 하루에 1만1000원씩 총 100만원을 갚아나간다. 보통 술집에 고용된 아가씨들이나 가게가 있는 자영업자 등 신용이 확실한 사람들에게만 해주는 대출이다. 인터넷 대출 중개 사이트에 광고를 올리는 업체들은 절대 월변이나 일수 취급 안 한다. 죄다 소액대출 업체라고 보면 된다.” 

 

Q : 고객이 안 갚으면 어쩌나.

A : “과거엔 전화해서 욕하고 협박하고, 집에도 찾아가서 겁주고 했지만 요샌 어떻게든 달래고 구슬린다. 고객에게 ‘사장님 제가 연체이자 안 물릴게요, 일단 이번에 빌린 것만 어떻게든 갚으세요. 이번 것만 잘 갚으시면 제가 잘 아는 월변 전문 업자 통해서 200만원 정도 대출 바로 내려드릴게요’라고 사정하는 식이다. 고객이 계속 의심하면 동료 중 아무에게나 전화 걸어서 월변 전문 사장인 척하게 하고 ‘동생한테 얘기 잘 들었고 서류 정리 다 됐습니다. 그쪽 대출만 잘 정리하고 넘어오시면 바로 돈 쏠게요’라고 한다. 그러면 고객은 혹해서 무슨 수를 써서라도 앞서 빌린 돈을 갚게 된다. 보통 다른 소액대출을 끌어다 쓰는 경우가 많다. 그렇게 돈을 회수하면 이번엔 업자 쪽에서 잠수 타버린다.”


Q : 신고 당해본 적은 있나.

A : “요샌 업황이 안 좋다. 너무 영악한 고객들이 많아서. 어차피 연 24%(법정 최고금리) 넘는 대출은 불법이니까 아예 안 갚을 생각으로 돈을 빌린 다음 무작정 신고부터 하겠다는 사람들이 많아졌다. 그런 사람들하고는 싸우기가 힘들다. 경찰에게 가면 불리한 건 우리라서다. 그럴 땐 그냥 똥 밟았다 생각하고 털어버리고 넘어가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다만 가족이나 주변 사람들한테 전화해 욕하고 협박하는 식으로 복수하긴 한다. 협박 전화는 돈 받으려고 하는 게 아니다. 돈 안 받기로 마음먹어야만 하는 거다. 어차피 대포폰이라서 사실 신고해도 별 상관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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